해설 · 처분 지화학의 개념과 국내 공개 자료

산화환원 – 같은 원소가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

처분 안전성 평가에서 어떤 핵종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어떤 핵종은 물과 함께 흐르는 것으로 다뤄집니다. 그 갈림이 원소의 종류만으로 정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테크네튬, 셀레늄, 우라늄, 넵투늄은 같은 원소라도 산화수가 바뀌면 녹는 정도와 광물에 붙는 정도가 여러 자릿수 달라집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심부 지하수의 산화환원 상태를 무엇으로 나타내는지, 국내 기준처분시스템 평가가 어떤 가정에 기대고 있는지, 그 가정이 흔들리는 시나리오는 무엇인지를 정리합니다.

이 글의 수치는 모두 공개 문헌에서 왔고, 출처는 글 끝에 있습니다. 계산한 값은 그 수치에서 쪽 안의 식으로 얻었습니다. 교육·연구용 설명이며 특정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산화수가 바꾸는 것

원소가 물속에서 어떤 형태로 있는지는 산화수에 크게 달려 있습니다. 처분에서 중요한 네 원소는 공통된 경향을 보입니다. 산화된 형태는 음이온이나 큰 착이온으로 물에 잘 녹고 광물 표면에 덜 붙으며, 환원된 형태는 잘 녹지 않는 고체를 만들거나 표면에 강하게 붙습니다.

  • 테크네튬 – 산화 조건에서 7가의 과테크네튬산 이온(TcO₄⁻)으로 거의 흡착되지 않고, 환원 조건에서 4가로 바뀌면 난용성 산화물·수화물을 만듭니다.
  • 셀레늄 – 6가 셀렌산 이온과 4가 아셀렌산 이온은 물에 녹아 움직이고, 0가 원소 셀레늄과 −2가 셀렌화물은 매우 적게 녹습니다.
  • 우라늄 – 6가 우라닐 이온은 탄산 이온과 강한 착물을 만들어 용액에 머물고, 4가 우라늄은 이산화우라늄 같은 난용성 고체로 남습니다.
  • 넵투늄 – 5가 넵투닐 이온은 이동성이 크고, 4가 넵투늄은 용해도와 이동성이 낮습니다.

요오드는 다른 방식으로 이 목록 밖에 있습니다. 처분장 조건에서 주로 요오드화 이온으로 있어 산화환원 상태와 거의 무관하게 잘 녹고 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오드-129 는 산화환원의 덕을 보지 못하는 기준선 같은 핵종이 됩니다.

pe 와 Eh – 산화환원 상태를 나타내는 숫자

용액의 산화환원 상태는 전자의 활동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pH 가 수소 이온 활동도의 음의 로그이듯, pe 는 전자 활동도의 음의 로그입니다. pe 가 클수록 산화성, 작을수록 환원성입니다. 전극 전위로 적은 Eh(볼트)와는 25 ℃ 에서 다음 관계가 있습니다.

Eh = (RT ln10 / F) · pe ≈ 0.05916 V × pe

R 은 기체 상수, T 는 절대 온도, F 는 패러데이 상수입니다. 이 실험실의 화강암 균열 예제가 쓰는 KURT형 재구성 참조수는 pH 8.3, pe -4 로 두었고, 위 식으로 바꾸면 Eh 약 -0.24 V 입니다. 이 값은 공개 원문의 반정량 제약으로 재구성한 것이지 직접 잰 값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적어 둡니다. 현장에서 잰 Eh 는 전극이 반응하는 산화환원 쌍에 따라 달라지고, 여러 쌍이 평형에 있지 않은 지하수에서는 하나의 Eh 로 계 전체를 대표하기 어렵습니다. 계산에서 pe 를 하나로 두는 것은 그 자체로 가정입니다.

심부 화강암 지하수가 환원성인 까닭

지표에서 스며든 빗물은 산소를 품고 있지만, 암반 속으로 내려가며 산소를 잃습니다. 2가 철을 가진 광물, 황화 광물, 유기물, 그리고 그것을 매개하는 미생물이 산소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대전 KAERI 부지의 지하연구시설(KURT) 시추공 자료에서 지하수는 천부의 Ca-HCO₃ 형에서 심부의 Na-Ca-HCO₃ 형으로 진화하고, 심부 시추공에서는 용존 산소가 낮고 Eh 가 내려간 환원 환경이 보고됩니다. 천부에는 산화성 빗물이 스며들어 산화환원 전선이 여러 겹 생깁니다.

탄소-14 연대로 추정한 심부 지하수의 체류 시간은 2,000~6,000 년입니다. 물이 그만큼 오래 암석과 접촉하며 산소를 다 써 버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추 코어의 균열 충전 광물로는 방해석·일라이트·로먼타이트·녹니석·녹염석·몬모릴로나이트·카올리나이트가 확인되는데, 이 가운데 녹니석처럼 2가 철을 가진 광물은 산소와 반응해 환원 용량을 제공하는 쪽에 섭니다.

국내 평가가 기대는 가정

KRS+ 안전성평가는 참조 지화학 조건을 Eh 음수, pH 7~10 의 환원성 지하수로 두었습니다. 이 가정은 평가 곳곳에 들어가 있습니다. 테크네튬은 과테크네튬산 이온이 아니라 4가의 중성 수산화 착물이 지배하는 것으로 평가했고, 그 결과 테크네튬·우라늄·넵투늄의 완충재 Kd 는 39 m³/kg 이라는 큰 값을 받았습니다. 용해도 한계도 같은 조건에서 산출된 KURT 조건 값입니다.

원소완충재 Kd (m³/kg)암반 Kd (m³/kg)용해도 한계 (mol/m³)
Tc395.3×10⁻²1.0×10⁻⁵
U395.3×10⁻²5.0×10⁻⁵
Np395.3×10⁻²2.0×10⁻⁵
Se03.0×10⁻⁴1.0×10⁻⁴
I00제한 없음

Ju et al. 2020 Table 4(Kd, SR-Site 준거 사용값)·Table 5(용해도, KURT 조건 KAERI 핵종 DB). 용해도 단위 mol/m³ 은 10⁻³ mol/L 입니다 – 이 실험실의 계산기(mol/kgw)와 대조할 때 천 배를 주의합니다.

선량 결과도 이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평가의 최대 선량은 요오드-129 가 만들었고(약 일만 사천 년, 8.19×10⁻⁴ mSv/yr), 논문은 초우라늄 원소와 우라늄의 기여가 환원 조건의 낮은 이동성 때문에 미미하다고 밝힙니다. 다시 말해 산화환원에 민감한 핵종들이 선량에서 빠져 있는 이유가 바로 환원 조건이라는 가정입니다. 이 가정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오래 흔들릴 수 있는지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산화 교란 시나리오

처분장은 건설하고 운영하는 동안 공기에 열려 있습니다. 폐쇄 직후의 완충재·뒤채움재와 주변 암반에는 그때 들어온 산소가 남고, 굴착으로 드러난 균열면의 황화 광물은 산소와 만나 산화됩니다. 황철석의 산화는 다음처럼 수소 이온을 내놓아 pH 를 낮춥니다.

FeS₂ + 15/4 O₂ + 7/2 H₂O → Fe(OH)₃ + 2 SO₄²⁻ + 4 H⁺

이 실험실의 시나리오 03 은 이 사슬을 예제로 따라갑니다. 운영기 산소 침입이 황철석 산화와 pH 하강을 부르고, 그 결과 테크네튬·셀레늄·우라늄의 용해도가 급변하는 과정을 속도론과 계산기로 확인합니다. 같은 구간에서 갇힌 산소는 황화 광물·2가 철 광물·유기물·미생물에 의해 소모되고, 계는 다시 환원 쪽으로 돌아갑니다. 질문은 그 산화 구간이 얼마나 오래, 어느 범위에 걸치며, 그동안 용기가 온전한가입니다. 용기가 산화 구간 동안 온전하다면 산화 교란은 핵종 이동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셀레늄과 테크네튬을 따로 보는 이유

셀레늄-79

셀레늄-79 의 반감기는 32만 7천 년입니다. KRS+ 평가에서 셀레늄의 완충재 Kd 는 0, 암반 Kd 는 3.0×10⁻⁴ m³/kg 이고, 용해도 한계는 1.0×10⁻⁴ mol/m³ 입니다. 완충재 Kd 가 0 이라는 것은 완충재가 흡착으로는 셀레늄을 붙잡지 않는다는 뜻이고, 이 경우 셀레늄의 방출을 묶는 것은 용해도 한계입니다. 환원 조건의 낮은 용해도는 0가 셀레늄이나 셀렌화물 같은 난용성 고체에서 오므로, 산화가 그 고체를 녹이면 셀레늄은 음이온으로 바뀌어 흡착에도 용해도에도 묶이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테크네튬-99

테크네튬-99 의 반감기는 21만 1천 년입니다. 환원 조건의 4가 테크네튬은 낮은 용해도 (1.0×10⁻⁵ mol/m³)와 큰 Kd 를 받지만, 과테크네튬산 이온으로 산화되면 둘 다 거의 사라집니다. 4가로의 환원은 2가 철 광물 표면에서 잘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고, 반대로 산소가 다시 들어오면 재산화될 수 있습니다. 같은 원소가 두 극단을 오가는 셈이라, 테크네튬의 평가값은 그 원소의 성질이라기보다 가정한 산화환원 상태의 성질로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요오드-129(1,570만 년)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요오드는 어느 조건에서도 덜 붙고 잘 녹으므로 가정에 덜 민감하고, 셀레늄과 테크네튬은 가정이 바뀌면 요오드 쪽으로 옮겨 갑니다. 넵투늄-237(214만 4천 년)도 5가와 4가 사이에서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계산할 때의 주의

  • 열역학 데이터베이스마다 다루는 원소가 다릅니다. 이 실험실의 기본 wateq4f 에는 Tc·Np·Am 이 없으므로, 악티나이드와 테크네튬은 llnl 이나 sit(NEA TDB 계열)로 계산합니다.
  • pe 를 하나로 정하는 것은 모든 산화환원 쌍이 평형이라는 가정입니다. 실제 지하수에서는 쌍마다 반응 속도가 달라 평형이 아닐 수 있습니다.
  • 용해도 한계 표의 단위(mol/m³)와 계산기의 단위(mol/kgw)를 맞춥니다.
  • 산화환원 민감 핵종의 결과는 가정한 pe 범위 전체에 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한 값의 결과는 그 가정의 결과입니다.

분배계수가 이 조건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분배계수 해설에서, 완충재 공극수의 화학은 완충재 해설에서 다룹니다.

이 실험실에서 계산해 보기

  • 계산기 – pe 를 바꿔 가며 Tc·Se·U 의 화학종 분포와 용해도를 계산합니다(악티나이드는 llnl·sit DB).
  • 속도론 – 황철석 산화와 유기물 분해의 속도식으로 산소가 소모되는 시간을 봅니다.
  • 유출 시나리오 – 시나리오 03(산화 교란)이 이 글의 질문을 예제로 따라갑니다.

출처

  1. Ju et al., Safety Assessment on Long-term Radiological Impact of the KRS+, JNFCWT 18(S) 75–87 (2020) — 지화학 조건·Kd·용해도·선량
  2. Cho et al., A Safety Case of the Conceptual Disposal System for Pyro-processing HLW (KAERI) — KURT 조건 용해도의 원출처
  3. 물-암석 반응을 고려한 KURT 지하수의 지구화학, J. Kor. Rad. Waste Soc. 10(3) (2012) — 수형·pH·반정량 제약
  4. 물-암석 반응을 고려한 KURT 지하수의 지구화학적 특성 (초록) — 단열 충전 광물
  5. NNDC NuDat 3 — 반감기 대조

다음에 읽을 것